주님의 방법과 주님의 때를 기다리는 사람의 승리
- 스티브 맥퀸 감독의 영화 <노예 12년>
대부분의 사람이 미국의 남북전쟁(1861-65)에서 북군이 승리함으로 흑인 노예가 해방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80년 전부터 북부는 노예제도가 폐지되어 흑인들이 자유민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인도주의적 차원보다 흑인 인력을 산업에 이용하려는 목적이었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입니다. 반면 남부는 흑인의 노동력이 농업 생산의 절대적 자원이었으므로 노예제도를 지속하려 했습니다. 때마침 목화에서 씨를 솎아내는 조면기가 발명되었고, 이 기계는 생산량을 늘리면 늘릴수록 큰 이익을 보게 했습니다. 그래서 남부에는 더 많은 흑인 노예가 필요했습니다.
스티브 맥퀸 감독의 <노예 12년>은 북부의 자유민 흑인 솔로몬 노섭(Solomon Northup)이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재능 있는 바이올린 연주자였습니다. 어느날 처음 보는 공연 기획자로부터 지방 순회공연을 다니자는 제의를 받습니다. 고용 조건이 아주 좋았습니다. 잠시 가족과 헤어진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계약서에 서명하고 그들과 저녁 식사를 나누었습니다. 아뿔싸, 음식에 약을 섞은 인신매매단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하여 남부의 농장으로 팔려갔습니다. "나는 자유민"이라고 소리치지만 돌아오는 것은 매질뿐이었습니다. 반복되는 학대와 폭력을 견딜 수 없어 탈출하지만 바로 붙잡힙니다. 주인 몰래 가족에게 쓴 편지도 들통나고 맙니다. 절망하며 편지를 태웁니다. 재가 된 편지는 주인공의 마음과도 같습니다. 사람의 방법으로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벗어날 수 없는 암울한 현실입니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지칠 대로 지친 영혼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만 바라보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그때부터 하나님께서 일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이후 주인공은 12년 만에 자유를 찾아 가족에게 돌아가고, 이것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두 인생을 산 한 남자의 비극적인 삶이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때에 다시 자유민으로 된다는 강렬한 울림을 주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메시지는 고린도전서 10장 13절과 궤를 같이합니다. 감당할 만한 시험만을 주시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기다림으로 고난을 이겨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역경이 닥쳐오는데 '기다림', '이겨냄' 이런 실천이 어찌 쉽겠습니다. 하지만 힘들어도 그 말씀대로 기다림을 행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겠지요. 인내하는 기다림이 아름다운 오늘은 대림절 셋째 주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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